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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부피엔 작성일20-12-28 16:27 조회5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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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 성공할 것".."여야는 정치보복하다 망한다"
"서민 생활과 관계없는 것들은 일체 관심없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선언하고 있다. 2020.12.23.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선언하고 있다. 동행복권파워볼 2020.12.23. amin2@newsis.com

[양주=뉴시스] 배성윤 기자 = "많은 여야 정치인 중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가장 마음에 든다. 그는 창조적이기 때문이다."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 등록을 하며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나선 '허본좌'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표가 이재명 경기지사를 한껏 치켜 세웠다.

허 대표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100일 남겨 둔 28일 경기 양주시 장흥면 소재 자신의 거주지 '하늘궁'에서 가진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기성 정치인은 관심 밖이다. 한번이라도 국회의원을 한 사람은 내 눈에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

허 대표는 "기성 정치인들을 싫어하는데 이재명 지사는 여러 면에서 나를 이해하는 걸로 알고 있다"며 "이 지사는 어려서 공장에서 일을 하는 등 고생을 많이 해서 젊은이들을 위한 생각도 나와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나중에 성공할 것으로 본다"며 "아직 개인적으로 만난 적은 없지만 정치적 라이벌이 된다고 해도 이 지사하고는 서로 싸우지 않고 협력하겠다"고 언급했다.

허 대표는 정치권에 대한 일침도 가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이 물러날 때 이명박 대통령이 왜 노무현 대통령 수사를 하냐, 그러다가 자기들이 줄줄이 잡혀 갔다"면서 "국민들은 다 죽어가고 있는데, 지금의 여야는 누가 되든 정치보복 하다가 망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여야는 국민들 눈에 가시다. 여당도, 야당도 국민들 실망시키고 있다. 서울시장은 여당이 해도 싸우고 야당이 해도 싸우기 때문에 의외의 인물이 된다. 서울시장은 어부지리로 허경영이가 될 수 밖에 없다"며 "허경영은 정치보복을 끝낼 것이고, 중재자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심 끝에 대선 출마에서 서울시장 출마로 선회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관련해서는 "안철수 대표는 나하고 붙으면 상대가 안된다"며 평가절하했다.

허 대표는 이 밖에 "윤석열 검찰총장, 정경심 구속 등에 관심이 없다"며 "언론에 나오는 것을 100% 불신한다. 모든 것이 짜고 치는 것 같다. 서민들의 생활하고 관계가 없는 뉴스는 전혀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hinybae@newsis.com

ⓒ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손편지 한 통.."코로나로 정말 살기 어려운 해"
"손이 덜 미치는 구석구석까지 훈훈했으면.."
2008년부터 13년째 선행..얼굴 없는 '쌀 천사'

힘겨운 코로나 사태가 이어지면서 기부 문화가 많이 위축돼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요.

쌀가마니를 기부하는 이른바 '쌀 천사'는 13년째인 올해도 선행을 이어갔습니다.

영상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파워볼

전북 완주군에 있는 용진읍사무소입니다.

오늘 새벽이었는데요.

읍사무소 민원실 입구에 이렇게 쌀 포대가 가득 쌓여있습니다.

10kg짜리 쌀 60포대인데요.

쌀 포대 위에는 이름을 밝히지 않은 손편지 한 통이 놓여 있었습니다.

편지에는 "올해는 온통 세상이 코로나 역병으로 정말 살기 어려운 한 해였다"며 "강추위가 시작하는 동절기에 우리 사회의 손이 덜 미치는 구석구석까지 훈훈하고 생기 넘쳤으면 좋겠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이 '얼굴 없는 쌀 천사'의 선행은 지난 2008년부터 시작됐습니다.

성탄절을 전후해 13년째 쌀을 기부해왔는데, 올해까지 기부한 쌀이 매년 600㎏씩 모두 7천800kg에 달한다고 합니다.

대략 10kg짜리 쌀 한 포대를 2만5천 원으로 보고 금액으로 환산하면 대략 2천만 원에 육박합니다.

오점곤 [ohjumg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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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YTN & YTN plus.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진실유포죄'를 고발합니다] 피해 사실 알렸다고 벌금 50만 원
[김보경 <셜록> 기자]
임플란트 피해 사실을 알려 유죄를 선고받은 피고인이 있다. 그의 판결문에는 이런 양형 이유가 적혀 있다.

"피고인은 피해자가 운영하는 병원 앞에서 사실을 적시하는 방법으로 시위를 함으로써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그 업무를 방해한 죄책이 가볍지 않다."

기자는 피고인 이OO 씨(56년생)를 직접 만나러 지난 11월 20일 울산행 비행기를 탔다.
이 씨는 남편, 딸과 함께 울산 동구에 위치한 한 아파트에 산다. 그는 기자를 만나자마자, 입 안부터 보여줬다.

"기자님, 제 이 좀 보세요."

부작용의 흔적은 그의 입 곳곳에 자리했다. 왼쪽 아래 어금니 세 개가 몽땅 없었다. 치아를 대체하는 보철물이 빠진 탓이다. 잇몸에는 임플란트 기둥만 남은 부분도 있다. 위, 아래 치열도 부정교합으로 제대로 맞닿지 않았다.
그는 안방에서 진료내역과 치아 X-레이 사진을 꺼내왔다. 수기로 작성한 진료내역지는 전문 의료 용어로 뒤덮여 있어 알아보기 쉽지 않았다. 기자는 사안의 이해를 돕기 위해 미리 준비해온 이 씨의 1심 판결문을 꺼내들었다.네임드파워볼

"어머니, 제가 비실명 1심 판결문을 살펴보았는데요. 항소는 왜 안 하셨...?"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이 씨는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 처분(약식기소 의미)에 '항소'(항소가 아닌, 정식재판 청구 의미)해서 벌금 150만 원에서 50만 원으로 줄었잖아요! 그리고 나는 판결문을 본 적이 없어요. 어떻게 제 판결문을 갖고 있으세요?"

그는 기자에게 본인의 1심 판결문을 받아갔다. 그러곤 판결문을 정독하다 말고 소리쳤다.
"나는 정말 억울해요. 내가 임플란트 치료받다가 피해 입은 걸 정당하게 1인 시위로 알렸는데, 왜 벌금을 내야하는 거예요? 그나마 벌금 50만 원에서 끝나서 다행이지 참.."

그가 겪은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 빠져버린 이OO 씨의 임플란트 ‘브릿지'(치아 대체 보철물)와 임플란트 기둥. ⓒ셜록

▲ 빠져버린 이OO 씨의 임플란트 ‘브릿지'(치아 대체 보철물)와 임플란트 기둥. ⓒ셜록

이 씨가 임플란트 치료를 고민하던 2016년 3월경. 그는 지인의 추천으로 울산 동구에 위치한 A 치과를 찾아갔다. 이 씨의 집에서 A 치과까지는 차로 약 15분.
A치과 B 원장은 총 12개의 임플란트 시술을 이 씨에게 추천했다. 임플란트는 잇몸 뼈에 인공치아를 심는 치료법이다. 치아 뿌리는 나사로 대체하고, 그 위에 보철물을 끼워 넣는 방식이다.

발치부터 진행했다. 양쪽 윗어금니를 시작으로 아래 앞니-어금니를 순차적으로 뽑았다. 뽑은 이만 총 11개다. 이 씨는 한동안 임시 틀니로 생활했다.

발치 이후 첫 임플란트 기둥을 잇몸에 박았을 때였다. 오른쪽 윗어금니 시술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온 이 씨는 치통을 앓았다. 마치 사랑니를 뽑은 사람처럼 얼굴과 잇몸이 심하게 부었다.

밤잠을 못 이룬 이 씨는 늦은 오후 대학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원인은 임플란트 기둥을 심은 잇몸에 생긴 염증 탓이었다.

"내가 잇몸 염증이 심해져서 응급실을 두 번이나 갔어요. 응급실에서 '치과 의사가 환자를 너무 방치하는 거 아니냐'고 저보다 더 화를 냈다니까요. 우리 같이 잘 모르는 사람들은 치과라고 하면, '알아서 다 잘해주겠거니' 생각한 거죠."

발치까지 한 상황에서 임플란트 치료를 엎을 수 없었다. 이 씨는 A치과 원장을 믿었다. 그는 2017년 5월까지 1년 2개월 동안, 애초 계획보다 하나 적은 총 11개의 임플란트 치료를 진행했다.
치료를 마치고 확인한 치아 상태는 심각했다. 위, 아래 치아가 정교하게 맞물리지 않았다. 임플란트 치료 후, 오히려 부정교합이 생겼다.

"임플란트 치료 과정 중에는 치열이 이상하다고 전혀 의심하지 않았어요. 치료가 끝나면 당연히 위아랫니가 맞물릴 거라고 생각했죠. (치료가) 다 끝나고 보니까 부정교합이 된 거예요. 치과 의사는 되레 저보고 '환자 턱이 원래 돌아갔었다'고 말했다니까요!"

▲ 임플란트 부작용 피해자 이OO 씨의 치아 상태. 이 씨의 임플란트 ‘브릿지'(치아 대체 보철물)는 현재 빠진 상황이다. 이 씨의 잇몸에는 임플란트 기둥만 남아있다. ⓒ셜록

▲ 임플란트 부작용 피해자 이OO 씨의 치아 상태. 이 씨의 임플란트 ‘브릿지'(치아 대체 보철물)는 현재 빠진 상황이다. 이 씨의 잇몸에는 임플란트 기둥만 남아있다. ⓒ셜록

화가 난 이 씨는 임플란트 11개 비용 총 2000만 원 중 1800만 원만 지불한 채 집으로 돌아왔다. 잇몸 염증부터 시작해 부정교합까지 생기자, 더 이상 치료비를 납부할 마음이 사라졌다.
납부한 치료비 중 수백 만 원도 지인과 자녀에게 겨우 빌려 지불한 돈이었다.

부작용은 상당했다. 이 씨는 평소 즐겨 먹던 오징어, 고기 등은 아예 입도 대지 못했다. 부정교합으로 면발도 끊을 수 없었다. 음식을 제대로 씹지 못해 급체나 소화불량에 걸리기 일쑤였다. 잦은 구토와 응급실 방문은 거의 일상이 됐다.

직업 종교인 생활을 하는 이 씨에게 한 동료가 이런 말을 했다.

"언니, 말할 때마다 입에서 왜 이렇게 '딱딱' 소리가 나는 거야? 입에서 '바람 새는 소리'도 들려."

부작용으로 속앓이를 하던 이 씨는 충격을 받았다.
"어차피 수천 만 원 주고 임플란트한 거니까 고통 정도는 견뎌보자 다짐했죠. 그런데 주변에서 한마디씩 하기 시작하면서 마음이 무너졌어요. 저는 말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 정확히 말해야 하거든요. 말할 때마다 발음도 새고, 치아가 부딪혀서 '딱딱' 소리가 나니.... 불편함을 넘어 스트레스로 다가오기 시작했어요."

이 씨는 2019년 1월경 A치과를 찾아갔다. 임플란트 치료가 끝난 지 1년 8개월 만이었다. 그동안 이 씨는 "임플란트 괜찮냐"는 A치과의 연락 한 번 받지 못했다.
그는 사과와 임플란트 치료비 전액 환불을 요구했다. 하지만 A치과는 사과 대신 미납 진료비 200만 원 결제를 요구했다. 임플란트 부작용으로 2년 가까이 고생한 상황에서 이 씨는 진료비를 지불하고 싶지 않았다.

"제가 치료비 1,800만 원도 이미 냈는데, 고작 200만 원을 왜 안주겠어요. 임플란트 부작용으로 고생하고 있는 걸 생각하면 줄 수가 없는 거죠. 부작용에 대해 사과 한마디도 없고, 치료 이후 안부 연락도 안 하고, 이 의사는 환자를 버린거나 다름없어요."

이후에는 밥을 먹다가 임플란트 '브릿지'(치아 대체 보철물)도 빠져버렸다.
치료차 다른 치과를 찾아갔지만, 소용없었다. 의사들은 에둘러 진료를 거부했다. 의료분쟁에 휘말리는 걸 꺼려하는 눈치였다. 이 씨는 더는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이 씨는 '1인 시위'에 나섰다. 법적으로 보장되는 정당한 방법을 통해 권리를 되찾고자 했다. 그는 A치과 건물 1층 앞 출입구에서 이런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었다.

"잘못된 임플란트 시술 보상하라. 이젠 임플란트가 빠져서 음식도 못 먹고 다른 병원으로도 못 가네."

▲ 임플란트 부작용 피해자 이OO 씨가 울산 동구에 위치한 A치과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모습. ⓒ셜록

▲ 임플란트 부작용 피해자 이OO 씨가 울산 동구에 위치한 A치과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모습. ⓒ셜록

시위 시간은 평일 오후 5시부터 약 2시간 씩. 이 씨는 2019년 11월부터 2020년 1월까지 한겨울 내내 1인 시위를 했다.
A치과는 이 씨가 치과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면 거의 매번 경찰에 신고했다. 나중에는 자체 입장문을 만들어 병원 출입구 앞에 내걸었다.

"사건 경위. (환자 이 씨는) 치료 완료 후 200만 원의 미납액을 지불하지 않음. 불편사항 조정해드린다는 의견 전달했지만, 환자 측에서 진료거부.(중략)"

동시에 명예훼손, 업무방해, 사기, 협박 혐의로 이 씨를 고소했다. 울산지방검찰청은 지난 4월 28일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로 이 씨를 벌금 150만 원에 약식기소했다. 사기, 협박은 무혐의로 종결됐다.
약식기소는 검사가 공판 대신 서면심리로 벌금이나 과태료를 부과해달라고 법원에 청구하는 절차다. 울산지방법원은 지난 7월 16일 피고인 이 씨에게 검찰 청구대로 벌금 150만 원에 약식명령을 내렸다.

이 씨는 억울했다. 사실을 말했는데 형사처벌을 받아야 하는 현실이 납득되지 않았다. 진실을 말했다는 이유로 경찰 조사를 받았던 경험도 괴로웠다. 이 씨는 법원에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진실을 알린 1인 시위에 벌금 150만 원은 과하다고 생각했다.

재판의 쟁점은 '임플란트가 빠졌는지'였다. 검찰은 임플란트가 아닌, 그 위에 씌우는 크라운(치아 대체 보철물)이 빠졌기에 이 씨가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공소사실에 기재했다.

덧붙여, 검찰은 치아 교합 조정으로 해결 가능한 문제인데도 이 씨가 1인 시위를 했다고 지적했다. 이 씨는 검찰의 기소가 이해되지 않았다.

"보통 사람들이 임플란트 기둥과 크라운을 어떻게 구분합니까. 당연히 임플란트 치료를 받았는데, 보철물이 빠졌으니 임플란트라고 지칭한 거죠. 전문 용어를 몰랐다고 (검찰이) 허위 사실로 기소하는 건 너무한 거 아닌가요?"

재판을 통해 다툰 끝에, 울산지법은 이 씨가 크라운을 임플란트라고 지칭한 행위에 대해서는 허위사실 명예훼손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하지만 법원은 사실적시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는 유죄로 보고 피고인 이 씨에게 벌금 50만 원을 올해 9월 23일에 선고했다. 이 씨와 검찰 모두 항소하지 않아, 형은 확정됐다.

이 씨와 인터뷰를 끝낸 같은 날 오후, 기자는 A치과로 직접 찾았다. 기자는 간호사를 통해 인터뷰 의사를 전달했다. 고소인 B 원장은 "이 씨 사건에 대해 할 말 없다"며 인터뷰를 거절했다.

B 원장의 소식을 들은 이 씨는 "사과와 반성하지 않는 그의 태도가 가장 화가 난다"면서 병원 앞 1인 시위를 예고했다.

임플란트 부작용에 더불어 별금형까지 받은 이 씨 입장에선, 사실적시 명예훼손의 위헌 결정이 절실하다. 헌법재판소는 2020년 12월 현재,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위헌 여부를 심리하고 있다.

▲ 헌법재판소. ⓒ주용성

▲ 헌법재판소. ⓒ주용성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는 한국 정부에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폐지를 2011년에 권고했다.
실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로 형사처벌하는 국가는 전 세계에서 손에 꼽힐 정도다. 아프리카, 가나, 스리랑카, 뉴질랜드 등 다수의 국가들은 2013년 이전에 이미 명예훼손죄를 폐지했다.

미국의 경우 대부분 주에서 민사 손해배상으로 명예훼손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일부 주에서 명예훼손을 형사처벌하지만, 실제 적용되는 사례는 거의 없다. 개인의 명예훼손은 형사 처벌 대상이 아닌 공론장에서의 토론으로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취지다.

전 세계의 이런 흐름은 표현의 자유를 중시하는 민주주의의 근간과 고스란히 겹친다. 한국 역시 위헌 결정을 통해 세계 흐름에 발맞춰갈 수 있다.

이 씨는 요즘 선식 위주로 식사를 한다. 씹어 먹어야 하는 음식은 이에 무리가 가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크라운이 깨져 군데군데 구멍도 생겼다. 이 씨는 치간 칫솔로 구멍난 크라운 안쪽 부분을 일일이 양치질하고 있다. 그의 수고로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무엇보다, 지금도 그를 괴롭게 하는 건 사법부의 유죄 판결이다.

이 기사는 <프레시안>과 <셜록>의 제휴기사입니다.

[김보경 <셜록> 기자]

연재 '진실유포죄'를 고발합니다인민은행 등이 앤트그룹 임원 소환
'사업부문 전면적인 개편' 등을 요구
대출, 보험, 자산운용 등을 접고
기본인 온라인 결제로 위축될 수도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 사진은 2016년 홍콩에서 열린 핀테크 컨퍼런스에 참석한 마윈의 모습. 블룸버그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 사진은 2016년 홍콩에서 열린 핀테크 컨퍼런스에 참석한 마윈의 모습. 블룸버그
중국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馬雲)이 ‘금융제국'을 세우려는 꿈이 깨질 위기다.

로이터와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 인민은행(PBOC)과 은행감독위원회, 증권감독관리위원회가 앤트그룹 임원들을 불러 “기본으로 돌아가라!”고 요구했다고 27일(현지시간)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앤트그룹의 신용과 보험, 자산운용 등의 (잘못을) “바로 잡고”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신용평가업을 정리할 것을 주문했다.

인민은행 등이 드러내놓고 앤트그룹 해체를 요구하는 단계까지 가지는 않았다. 다만 “비즈니스를 전면적으로 개편해야 하는 필요성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앤트그룹은....

앤트그룹은....
중국 베이징에 있는 한 사모펀드 매니저는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중국 관료들의 말하는 습관 등에 비춰 ‘전면적인 개편’이나 ‘필요성을 인식할 필요~’ 등은 사실상 명령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 펀드매니저의 말이 맞는다면, 중국 정부는 앤트그룹 해체를 명령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실제 앤트그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인민은행이 사업 쇄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며 "특별팀을 구성해 가능한 한 빨리 사업을 정리하고 규제 요건을 완전히 만족하게 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중국 정부의 파상적인 압박
최근 두 달 사이 중국 정부는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을 파상적으로 압박해왔다. 앤트그룹의 기업공개(IPO)와 상장을 막았다. 기업 지배구조가 투명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법규의 틈을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인민은행은 앤트 그룹이 시장 지배력을 이용해 경쟁사를 배제해 소비자 수억 명의 이익을 침해했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알리바바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가격. 단위:달러

알리바바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가격. 단위:달러

또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알리바바의 반독점 행위를 24일 조사하기 시작했다. 26일에는 알리바바에 조사관을 보내 실태를 조사한 것으로 블룸버그가 중국 저장성 지역매체를 인용해 전했다.

중국 정부의 앤트그룹 압박은 마윈이 중국 금융당국의 규제가 지나치게 보수적이라고 비판한 후 본격화했다.

그 바람에 마윈이 단순 온라인 결제회사인 앤트를 이용해 최근 17년 동안 대출과 보험, 자산운용까지 진출하며 세우려고 한 금융제국이 완성 직전에서 위기를 맞았다. 그 바람에 미국에 상장된 알리바바 주가가 지난주 가파르게 떨어졌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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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대유행까지 한국의 코로나19 방역은 나름 성공적이었습니다. 세계를 휩쓰는 코로나 대유행도 ‘남의 나라 일’처럼 느꼈습니다. 하지만 요즘엔 상황이 좀 다릅니다. 연일 신규 확진자가 1000명대를 넘나들고 있습니다. 여러 노력에도 규모가 좀체 줄지 않습니다.

더 이상 ‘강건너 불구경’ 할 때가 아닌 듯 합니다. 우리보다 먼저 위기를 맞았던 이웃들을 더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생겼습니다. 롤모델을 찾기는 어려울지 몰라도 반면교사 사례는 있을 것입니다.

미국과 브라질의 지도자들처럼 코로나19를 우습게 보거나, 미국인과 유럽인들처럼 마스크와 거리두기의 필요성을 과소평가하거나 스웨덴처럼 집단면역이라는 무모한 실험을 감행했다가 실패한 경우를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력을 다했음에도 방역에 실패한 나라도 상당수입니다. 과하다 싶을 정도의 봉쇄조치를 취하고도 한 지역 주민의 절반 이상이 감염되고, 영안실이 꽉 차 아이스링크에 시신을 보관하고, 요양원에서 집단사망한 채 버려진 노인들이 발견되는 참상이 벌어졌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우리에게도 교훈이 될 만한 몇 장면을 모았습니다.

■인도, 제방은 가장 약한 곳에서부터 무너졌다

인도 이주 노동자들이 지난 3월28일 뉴델리에서 고향으로 가기 위해 정부가 제공하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AP연합뉴스

인도 이주 노동자들이 지난 3월28일 뉴델리에서 고향으로 가기 위해 정부가 제공하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AP연합뉴스
인도는 대유행 초반 가장 강력한 봉쇄조치와 거리두기를 시행했던 나라입니다. 지난 3월부터 68일 동안 전 세계 인구 20%의 발을 묶었습니다. 그럼에도 지난 24일 기준 인도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012만3544명으로 미국에 이어 두번째 규모입니다. 인구가 13억이 넘는다는 점을 감안해도 엄청난 수입니다. 9월에는 실제 확진자 수가 공식 집계된 것보다 10배 가까이 많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도 나왔습니다. 왜 봉쇄조치가 제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을까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지난 3월 초 확진자가 급증하자 그달 23일 저녁 전국에 강력한 봉쇄령을 내렸습니다. 24일 자정을 기해 모든 항공편과 철도가 멈췄고, 식료품점, 은행 ATM, 주유소 등 필수 서비스 시설을 제외한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았습니다. 식당은 배달만 가능했습니다. 통행 금지령을 따르지 않는 시민들에겐 구타 등의 물리력이 가해졌습니다.

덕분에 초기 확산세를 어느 정도 억누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발효 시점을 4시간 앞두고 갑작스럽게 내려진 봉쇄령에 국민들은 준비할 틈도 없이 집 안에 갇히게 됐습니다. 이들 중엔 빈곤선 아래의 빈민 3억명과 노숙자 180만명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또 인도 전체 고용의 85% 가량을 차지하는 인력거 운전 기사, 행상인, 가사도우미 등 일용직 노동자들도 대면 접촉 금지로 대거 일자리를 잃게 됐습니다. 하루 4달러 정도의 수입으로 6인 가족이 생활했던 터라 저축해 놓은 돈도 없었습니다. 당장 굶어죽을 판이었습니다. 1평도 안되는 방에 5~6명이 모여살았고, 공중 화장실을 이용했습니다. 거리두기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했습니다.

의료 서비스를 받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공공병원에서 무료 검사를 실시했지만 몇 시간 이상 줄을 서야했습니다. 공공병원 또한 의료 장비는 물론 보호 장비조차 부족해 한 병원에서만 600명의 직원이 감염되기도 했습니다. 사립병원에는 인공호흡기가 있는 중증병상이 있었지만 이용하려면 960달러를 내야 합니다. 호텔을 개조한 임시 치료 시설은 하루에 132달러고요. 하루 1.90달러 정도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시설은 아니었습니다.

인도 이주 노동자들이 지난 3월29일 뭄바이 인근 고속도로에서 자녀를 안고 짐을 진 채 고향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인도 이주 노동자들이 지난 3월29일 뭄바이 인근 고속도로에서 자녀를 안고 짐을 진 채 고향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AP연합뉴스

결국 도시 빈민촌의 이주 노동자들은 살기 위해 고향길에 나섭니다. 3월 한 달 동안에만 50만~60만명이 도시를 떠났습니다. 역과 터미널은 귀향객으로 북새통을 이뤘고, 대부분은 교통편을 구하지 못했습니다. 냄비, 프라이팬, 담요 등을 짊어진 채 고속도로를 따라 걸었습니다. 어떤 소녀는 아버지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열흘 동안 1000㎞를 달렸습니다. AP통신은 이를 ‘인도 현대사에서 가장 큰 이주 중 하나’라고 표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교통사고나 열사병으로 숨진 사람만 100명이 넘었습니다.

대이동은 코로나 바이러스를 내륙 지역 곳곳에 퍼뜨렸습니다. 68일간 지속됐던 봉쇄조치도 경제상황 때문에 더 지속하기 어려웠습니다. 7월 신규 확진자 수는 하루 9만명을 넘어섰습니다. 뉴델리 시민 5명 중 1명이 코로나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제기됐고, 뭄바이 빈민가의 항체보유율이 57%에 이르러 세계 최초로 집단면역에 성공한 것 아니냐는 웃지 못할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유례 없이 강력했던 봉쇄조치는 그렇게 가장 약한 곳에서부터 허물어져 갔습니다.

■케냐, 코로나는 막았을지 몰라도...

지난 4월10일 케냐 나이로비의 한 빈민가에서 사람들이 경찰이 쏜 최루탄을 피해 달아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4월10일 케냐 나이로비의 한 빈민가에서 사람들이 경찰이 쏜 최루탄을 피해 달아나고 있다. AP연합뉴스
세계 최강의 봉쇄 조치를 꼽자면 이 나라도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규모는 인도에 비할 바가 아니지만 강도는 더합니다. 올 초 케냐의 경찰관이 사람들이 모인 곳에 최루탄을 던지거나 심지어 총을 쏘는 장면이 국내 인터넷 사이트에 돌기도 했는데요. 실제 케냐에서는 통금 조치나 거리두기를 위반하는 사람들에게 총격도 불사했습니다. 인권 관련단체 ‘워치독’에 따르면 지난 10월까지 케냐에서 봉쇄조치와 관련해 최소 24명을 살해한 혐의로 경찰이 기소됐고, 이에 대한 항의 시위로 경찰서 3곳이 불탔습니다. 희생자 중에는 13살 소년도 있었습니다.

이런 지독한 거리두기 덕분인지 케냐는 남미나 다른 아프리카 대륙 국가들과 비교해 코로나19로 인한 피해 규모는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지난 24일 기준 케냐의 인구 10만명 당 감염자수는 177명 정도이고 인구 10만명 당 사망자 수도 3.1명 정도입니다.

그러나 국민들이 겪는 고통은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 심각합니다. 케냐는 3월12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래 야간통행금지와 국경 봉쇄 등의 초강경 거리두기 조치를 시행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보다 무서운 봉쇄조치로 사실상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불가능해졌습니다. 케냐의 벽화 예술가 엘레그와 위클리프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친구들은 여러 일을 하고 있었지만 통금 시간 때문에 소득이 줄거나 완전히 사라졌다”며 “최후의 수단으로 도둑질에 나서고 있다”고 말합니다.

아이린 완질라(10)가 지난 9월29일 케냐 나이로비의 한 채석장에서 망치로 바위를 부수고 있다. AP연합뉴스

아이린 완질라(10)가 지난 9월29일 케냐 나이로비의 한 채석장에서 망치로 바위를 부수고 있다. AP연합뉴스
특히 아이들의 상황은 훨씬 심각합니다. 케냐는 봉쇄조치의 일환으로 올 초부터 모든 학교에 전면 휴교령을 내렸습니다. 학교 급식으로 배고픔을 해결했던 아이들은 부모들의 소득까지 사라지면서 심각한 굶주림에 노출됐습니다. 학교 대신 채석장이나 쓰레기장에서 단돈 몇 실링을 받고 중노동을 합니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아동 학대도 늘었습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케냐 사무소가 올 초 10~17세 사이의 케냐 아동 16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아동 중 44%가 “아동 폭력을 경험하거나 목격했다”고 답했습니다. 소녀들은 매춘에 내몰렸고, 조혼의 악습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입을 하나라도 줄이려는 절박함에 사춘기도 안된 딸을 시집보내는 경우가 다시 늘고 있습니다.

엄마의 뱃속에 있는 아이 역시 안전하지 않았습니다. 가혹한 야간 통행 금지에 출산이 임박한 산모를 병원까지 데려다 주는 택시 기사를 찾기 어렵습니다. 결국 집 또는 길 위에서 위험천만한 출산을 감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코로나19는 케냐의 강력한 봉쇄조치에 감염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방식으로 치명타를 가했습니다. 위클리프는 “빈민가의 청년들은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범죄라고 믿기 시작했다”며 “이런 사고 방식을 없애려면 몇 세대가 걸릴 것”이라고 했습니다.

■스페인, 노인을 위한 나라가 아니었다?

돌로레스 레예스 페르난데스(61)가 지난 6월2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한 요양원에서 비닐 방역 커튼을 사이에 두고 아버지(87)와 포옹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돌로레스 레예스 페르난데스(61)가 지난 6월2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한 요양원에서 비닐 방역 커튼을 사이에 두고 아버지(87)와 포옹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페인은 세계에서 기대 수명이 가장 긴 나라 중 하나입니다. 그만큼 노인 복지 제도가 잘 돼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하지만 이번 코로나 대유행에서는 가장 끔직한 ‘노인 잔혹사’가 벌어졌습니다.

지난 2월25일 본토에서 처음 확진자가 나온 스페인에서는 3월8일 ‘세계여성의날’ 행사에 10만명이 넘는 군중이 몰리면서 나흘 동안 확진자 수가 4배 폭증했습니다. 이탈리아와 더불어 유럽 최대의 감염국이 됐고, 감염병 대응 준비가 안돼 있던 의료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사망자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었습니다. 이 때문에 수도 마드리드에서는 아이스링크를 임시영안실로 개조하기까지 했습니다.

특히 고령층에서 사망자가 많이 나왔는데요. 대유행 초기 3개월 동안 발생한 사망자 2만7000여명 가운데 1만9000명 이상이 노인들이었습니다. 이는 공식 집계일 뿐 실제로는 4만3000명 이상의 노인이 첫 3개월 동안 사망했을 것이라는 추정도 있습니다.

이런 참상은 스페인 노인 복지 시스템의 상징인 요양원과 관계가 깊습니다. 인구의 약 19%가 65세 이상인 이 나라에서는 지난 20년 동안 요양원 사업이 전국적으로 성장해왔습니다. 2019년 기준 사업 규모가 49억 달러에 달하며 전국 5400여개 이상의 요양원에서 37만3000명의 고령자가 지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 중 70% 정도는 개인이 운영하는 민간 요양원입니다. 또 공공 요양원 역시 45%가량(약 4만5000개 병상)이 민간이나 해외자본에 의해 위탁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 자본들 중 상당수는 사모펀드로, 단기 투자 수익을 노리고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수익 확대를 위해 인력이 감축되고, 시설 투자가 중단됐습니다. 야간 당직 의사를 없애고, 간병인 수를 줄였습니다. 간병인 한 명이 10명이 넘는 노인을 돌봐야했습니다. 노인들은 화장실조차 제 때 갈 수 없었고 이 때문에 기저귀를 차고 생활하는 경우도 보도됐습니다. 화장실이나 엘리베이터가 고장이 나면 몇 주간 그대로 방치됐습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한 요양원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노인의 시신이 지난 11월13일 침대 위에 놓인 채 시트에 덮여져 있다. AP연합뉴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한 요양원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노인의 시신이 지난 11월13일 침대 위에 놓인 채 시트에 덮여져 있다. AP연합뉴스
이런 상황에서 대유행이 닥쳤고, 치료는커녕 최소한의 방역조치조차 기대할 수 없었습니다. 노약자들이 모여있는 탓에 단 한 명만 감염돼도 순식간에 온 시설이 중증환자로 가득 찼습니다. 공포에 사로잡힌 간병인들이 노인들을 방치한 채 달아나면서 요양원에서 노인들의 시신이 무더기로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AP통신은 ‘프란시스코 프랑코 정권의 군사독재를 이겨내고 지금의 복지 국가를 일궈낸 주역들이 그렇게 떠나갔다’고 애도했습니다.

결국 스페인 정부는 특단의 조치를 내립니다. 3월16일 모든 의료서비스 제공시설을 일시적으로 국유화한다고 발표합니다. 민간 요양원과 양로원의 통제권도 인수하고 사회 복지사 및 간병인을 보충하기 위해 3억3300만 달러를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이 재정부담은 미래세대가 지게 될 것이라고 AP통신은 전했습니다. 스페인은 기업과 일자리 보호를 위해서도 이미 수십억 달러를 퍼붓고 있으며 이 때문에 올해 GDP는 11.3%, 내년 GDP는 7.7% 각각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세대가 부린 욕심의 대가를 후손들이 져야 할 판입니다.

■이탈리아, 생각보다 약했던 공공의료…생각보다 강했던 지역 감정

한 간호사가 지난 4월10일 이탈리아 밀란의 한 병원에서 방역 마스크 대신 치과용 마스크 두장을 겹쳐 쓰고 코로나19 환자를 돌보러 가고 있다. AP연합뉴스

한 간호사가 지난 4월10일 이탈리아 밀란의 한 병원에서 방역 마스크 대신 치과용 마스크 두장을 겹쳐 쓰고 코로나19 환자를 돌보러 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이탈리아는 ‘공무원 의사’들이 존재하는 나라입니다. 공공의료체계가 일찍부터 확립돼 응급 진료 등도 무료로 받을 수 있습니다. 노인이 많은 나라답게 ‘주치의’가 담당 가정을 방문하는 가정 방문 진료도 활성화돼 있습니다. 그러나 공공의료체계가 확고할수록 감염병에 잘 대응할 거란 예상을 깨고 이탈리아는 대유행 초반부터 ‘유럽 코로나의 진원지’, ‘유럽의 우한’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썼습니다. 특히 의료 체계가 대유행 몇 주 만에 붕괴되면서 노인들에 대한 치료는 사실상 포기했습니다. 세계는 의아해 했습니다.

‘주치의’들이 가정을 방문하는 진료 방식은 대유행 초반 매뉴얼 부재와 장비 부족 등으로 환자는 물론 의료진에게도 큰 피해를 안겼습니다. ‘주치의’들은 자신의 감염 여부도 알지 못한 채 방역 장비도 없이 이집 저집을 돌아다녔고, 코로나 바이러스를 퍼뜨렸습니다. 4월 초까지 2만명의 의료진이 감염됐고 150명의 의사가 사망했습니다. 12월이 되자 감염된 의료진이 8만명에 달했습니다. 공포와 피로 등으로 현장을 이탈하는 의료진도 나왔습니다. 집중치료실(ICU) 부족은 사망자를 대거 발생시켰습니다. 이탈리아의 ICU 확보율은 인구 10만명 당 8.6개로 OECD 평균(15.9개)의 절반, 독일(33.9개)의 4분 1 수준이었습니다. 반면 노인 인구가 많은 이탈리아에선 중증환자가 속출했습니다. 대유행 초기 확진자가 집중된 롬바르디아 지역의 ICU는 일찌감치 포화됐고, 환자들은 집에서 죽어갔습니다.

이탈리아 북부 베르가모의 지역지 ‘에코 디 베르가모’의 지난 3월17일자 지면들에 부고 기사가 가득 차 있다. AP연합뉴스

이탈리아 북부 베르가모의 지역지 ‘에코 디 베르가모’의 지난 3월17일자 지면들에 부고 기사가 가득 차 있다. AP연합뉴스
WHO 보고서에 따르면 이탈리아는 2006년 이후 인플루엔자 대유행 대비 계획을 개선하지 않았습니다. 전염병 등에 대한 대응 능력을 평가한 글로벌보건보안지수(Global Health Security Index)의 2019년 조사에서 이탈리아는 인도네시아 다음으로 31위에 그쳤습니다. 위기 상황에서 응급 대응, 대비 및 의료 종사자와의 의사 소통에서 특히 낮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공공의료체계의 민낯이 드러났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의료 서비스를 국가가 관장하면서 의료인들이 관료화됐고, 재정부담 때문에 처우 개선이나 장비 확충이 뒷전으로 밀렸으며, 이 때문에 스위스 등 주변국에 고급 인력들을 빼앗긴 게 전반적인 질적 저하를 초래했다는 겁니다. 반면 나빠진 경제상황 때문에 공공 의료에 대한 투자가 지속되지 못한 게 문제이며, 최근 커지는 민간 의료 시장이 공공 부문의 인력을 대거 흡수하면서 오히려 의료진 부족이 심해졌다는 반론도 나옵니다. 다만 확실한 건 이탈리아의 공공의료는 코로나19를 막을 만큼 단단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국민들끼리의 유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역사적 배경과 빈부 격차 때문에 오랜 시간 반목했던 북부와 남부는 이번 대유행으로 인해 사이가 더욱 멀어졌습니다. 대유행 초기 롬바르디아를 비롯한 북부 지역이 의료진과 장비부족으로 몸살을 앓았지만 남부는 어떤 지원도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피난 온 북부인들에 ‘병을 퍼뜨리러 왔냐’며 야유를 퍼부었습니다. 그리고 4월부터 남부 쪽 확진자가 늘기 시작하자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한국에서처럼 대구에서 확진자가 급증하자 호남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의료진과 장비를 보내던 모습을 이탈리아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페루, 16세기 피사로의 악몽이 재현되다

영안실이 꽉 찬 페루 리마의 한 병원 직원들이 지난 5월15일 병원 옆 공터에 마련된 냉동 컨테이너로 시신 가방을 옮기고 있다. AP연합뉴스

영안실이 꽉 찬 페루 리마의 한 병원 직원들이 지난 5월15일 병원 옆 공터에 마련된 냉동 컨테이너로 시신 가방을 옮기고 있다. AP연합뉴스


그러나 공공의료 자체를 우습게 봐서는 안 됩니다. 공공의료체계가 열악한 곳에서 감염병이 돌면 어떤 사태가 벌어지는지, 페루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EFE통신에 따르면 페루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 의료 지출 비중은 2.2%로, WHO의 권고 수준인 6%에 한참 못 미칩니다. 그나마도 부패스캔들 떄문에 신축 중이던 병원의 공사가 중단되거나 공무원들에게 엉터리 방역 장비가 지급되곤 합니다. 의사 수는 인구 1만명 당 13명으로 중남미에서도 최저 수준입니다. 대유행이 닥친 지난 3월에도 페루 보건부는 가용 ICU가 100개 밖에 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현실은 높은 빈곤율과 고용인의 70%가량이 비공식 노동자일 정도로 비대한 지하경제 등과 맞물려 모든 노력을 무위로 돌렸습니다. 페루는 중남미 국가 중 가장 먼저 지난 3월16일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해 전국민에 자택 격리령을 내리고 국경을 봉쇄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먹고 살기 위해 무엇이든 해야했고, 첫 두 달 동안에만 5만명 이상이 통행 금지 위반으로 체포됐습니다.

초기 확진자를 가려내야 했지만 PCR(분자 진단)검사를 수행할 실험실이 나라에 단 한 곳밖에 없었습니다. 바로 옆 콜롬비아도 22곳이 있었는데 말이죠. 어쩔 수 없이 별도의 실험실이 필요 없고 더 저렴한 중국산 항체검사 키트를 도입했습니다. 그러나 이 키트는 경증이나 무증상 감염자를 제대로 가려내지 못했고, 음성 판정을 받은 감염자들이 거리를 활보하게 만들면서 오히려 초기 코로나19 대확산의 촉매제가 돼버립니다.

각급 병원에선 중증환자를 위한 의료용 산소가 동이 났습니다. 예산 부족과 업체 간의 담합, 공급 체계 마비 등이 겹쳤습니다. 환자의 가족들은 암시장에서 직접 산소를 구해야 했고, 산소 가격은 1000% 이상 치솟아 한 통당 한화 160만원 가량을 줘야했습니다. 사람들은 돈을 빌리러 다니기 바빴습니다.

초기 확진자들은 해외여행객이 많은 부유한 지역에서 주로 나왔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저소득층들이 사는 밀집 지역으로 퍼져나갔습니다. 아마존 열대 우림의 원주민 거주지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그곳에선 의사를 아예 찾아볼 수조차 없었습니다.

2020년 9월 페루 우카얄리 지역의 한 주택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거주민의 시신이 검은 비닐과 테이프로 꽁꽁 묶인 채 침대 위에 놓여있다. AP

2020년 9월 페루 우카얄리 지역의 한 주택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거주민의 시신이 검은 비닐과 테이프로 꽁꽁 묶인 채 침대 위에 놓여있다. AP
지난 9월 페루는 전 세계에서 인구수 대비 코로나19 사망자가 가장 많은 나라가 됐습니다. 하루 수백 명의 페루인들이 집에서 죽어갔습니다. 병원에 가지 못한 채 병사하거나 생활고·공포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AP통신에 따르면 페루인 10명 중 7명은 코로나19로 죽은 지인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리고 이 시신들을 거두고 집을 청소하는 일은 그들보다 더 열악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맡았습니다. 경제난 때문에 고국을 떠나온 베네수엘라 이민자들이었죠.

잉카의 후예인 페루인들은 매장의 전통을 더 이상 지키기 어려웠습니다. 방역 때문이 아니라 묘지 공간이 부족해 화장을 해야했습니다. 16세기 곤살로 피사로가 이끄는 스페인인들이 천연두를 퍼뜨려 조상들의 왕국을 멸망시킨지 약 500년이 지난 지금, 그 후손들은 다시 그에 비견될 만한 비극에 직면했다고 외신들은 평했습니다.

■“위기가 준 유일한 선물”

코로나19는 가장 약한 곳부터 무너뜨렸습니다. 가장 약한 사람들, 시스템의 가장 취약한 부분, 느슨한 유대와 반목으로 벌어진 틈을 먼저 파고들었습니다. 그 틈은 점점 커져 방역망 전체를 무너뜨렸습니다. 방역 준비와 의료체계, 봉쇄조치에 만전을 기해도 사회의 취약한 부분을 보완하지 않는다면 코로나19 같은 재앙은 언제까지나 불가항력적인 존재일 수밖에 없습니다.

취약점을 알고도 방치한 경우도 있었고, 그간 간과했던 부분이 이번 대유행으로 드러난 경우도 있었습니다. 코로나19는 우리를 돌아보게 했습니다. 고쳐야할 것들을 보여줬습니다. 스페인의 사설 요양원에서 아버지를 잃고 요양원을 고소한 엘레나 발레로는 “위기(코로나19 대유행)가 우리에게 준 유일한 선물은 노인 돌봄 시스템을 전면 개편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 선물(?)을 외면하면 어떤 결과가 올지 안다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박용필 기자 phi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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