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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부피엔 작성일20-10-31 13:35 조회4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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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전 10시부터 이틀간 전당원투표 진행
공천 비판 여론 잠재우기에 안간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19차 온택트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4월 보궐선거에서 서울·부산시장 후보를 내기 위한 전당원 투표에 돌입했다.파워볼사이트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권리당원·대의원 온라인 투표를 개시했다. 투표는 이틀간 진행돼 11월1일 오후 6시에 마감된다. 참여 대상은 8·29 전당대회 기준 권리당원, 대의원이다.

민주당 당헌 96조2항은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만든 당헌이다.

현재 당헌에 따르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으로 인해 치르게 된 내년 보궐선거에 민주당은 후보를 공천할 수 없다.

민주당은 당원들에게 보내는 제안문을 통해 "후보자를 내지 않는 것만이 책임 있는 선택은 아니며 오히려 후보 공천을 통해 시민의 심판을 받는 게 책임 있는 공당의 도리라는 의견도 있다"며 "당헌 제정 의도와 달리 후보를 내지 않는 건 유권자 선택권을 지나치게 제약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고 투표 제안 이유를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기존 조항에 '단, 전당원투표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문구를 추가하는 개정안을 제안했다. 투표 문구는 '민주당은 당헌 96조2항을 개정해 2021년 4월 재보궐선거에 후보자를 추천하고자 합니다. 이에 찬성하십니까?'로 정해졌다. 당원들은 '찬성한다', '반대한다' 두 가지 답변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더불어민주당 전당원투표 제안문 내용 ⓒ민주당 홈페이지 갈무리


결과는 다음달 1일 오후 6시 투표가 종료된 이후 공개될 예정이다. 투표 결과가 당헌 개정으로 정해지면 민주당은 2일 당무위원회, 3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 개정안을 의결한다. 민주당은 이후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를 구성하는 등 경선 준비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한편 민주당은 당원 투표와 동시에 공천 방침 번복에 대한 비판 여론을 수습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날 라디오에 출연해 "당에 잘못이 있더라도 더 좋은 정책과 후보로 시민의 심판을 받는 게 오히려 책임지는 자세라는 판단에서 대표가 결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약속 파기라는 야권의 지적에 대해선 "제1·2 도시의 선거에 집권여당이 후보를 내지 않으면 시민들의 선택권과 선출권, 심판권을 근본적으로 제약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선영 객원기자 sisa@sisa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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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진욱 기자] [편집자주] IT 업계 속 '카더라'의 정체성 찾기. '이진욱의 렛IT고'는 항간에 떠도는, 궁금한 채로 남겨진, 확실치 않은 것들을 쉽게 풀어 이야기합니다. '카더라'에 한 걸음 다가가 사실에 최대한 가까이 접근하는 게 목표입니다. IT 분야 전반에 걸쳐 소비재와 인물 등을 주로 다루지만, 때론 색다른 분야도 전합니다.


사진=이진욱 기자
"카셰어링 차량은 사는 게 아니다. 믿고 거르는 게 맞다."
"불특정 다수가 함부로 막 이용해서 수리비가 더 들 것."

쏘카가 최근 온라인 중고차 플랫폼 '캐스팅'을 통해 쏘카 차량 판매에 나서자 주로 나온 반응들이다. 불특정 다수가 공유한 차량이다보니 이용자들이 주인의식 없이 차량을 막 다뤘을 것이라는 불신에서다. 쏘카는 차량운영 데이터로 품질을 평가해 판매 제품을 선별했고, 공업사의 품질 검사와 개선 작업을 모두 마쳤다고 했다. 검증받아 중고차로 구매하기에 손색이 없는 차량이라는 의미다. 과연 그럴까. 쏘카 중고차를 직접 받아 제조사의 공식 서비스센터를 방문해 상태를 점검해봤다.

사진=이진욱 기자
타사 대비 60만원~190만원 저렴 '투싼' 선택…'타보기' 서비스로 차량 전달받아
일단 원하는 차량을 받기 위해 쏘카 앱에 접속했다. 앱을 열고 사이드바 메뉴에서 '캐스팅'을 택했다. 현재 구매 가능한 차종은 투싼(2017년식), 스포티지(2017년식), 아반떼 (2016년식) 등 3종. 현대 투싼을 클릭하니 40여대의 차량이 주루룩 나열됐다.

그 중 가장 비싼 가격으로 책정된 한대를 골랐다. 2017년 5월식에 주행거리 8만4370km, 가격은 1390만원이다. AI 분석 중고 시세는 1540만원으로 표기돼 있다. 같은 사양에 다른 중고차보다 150만원 정도 저렴하다는 것. 실제 다른 중고차 사이트에서 비슷한 사양의 차량들은 1450만원~1580만원대에 팔리고 있었다. 쏘카 중고 차량이 60만원~190만원 정도 더 쌌다.

앱 상에서 고화질 사진으로 차량의 내외관을 확인했다. 차량 옵션, 제원, 고유 정보 등도 자세히 기재돼있다. '캐스팅 진단 리포트'에선 외관, 내부 상태가 '검수 완료' 상태라고 떴다. 차량 이력 확인에서도 침수, 전손처리 이력이 없었다. 이밖에 성능 점검 기록부와 보험 이력, 소모품 교체이력, 제조사 보증 현황도 볼 수 있었다.

이 차량을 직접 받아 상태를 체크해보기로 했다. 쏘카가 제공하는 정보가 제조사 공식서비스센터의 점검 결과와 일치하는 지를 확인하는 차원에서다. '타보기' 서비스를 이용해 차량을 전달받기로 했다. 쏘카 중고차는 24시간 또는 48시간 동안 미리 타보고 점검할 수 있다. 차량을 받고 반납할 시간과 장소를 입력 후 5만원(24시간)을 결제했다. 주행가능거리는 70km로 하룻동안 넉넉히 탈만했다. 타보기 이용료로 결제한 5만원은 구매시 최종 가격에서 할인된다.

요청 시간 30분 전에 차량 도착 알림과 문자가 왔다. 서울 시내 한 야외주차장으로 갔다. 탁트인 주차장에서 한번에 차를 찾기 어려워 앱에서 경적 버튼을 눌렀다. 3초 후 '삐익'하는 소리가 들려 손쉽게 차량을 찾을 수 있었다. 앱에서 문열기 버튼을 누르니 '딸깍'하고 문이 열렸다. 탑승 후 글로브 박스에서 차량키와 캐스팅 이용 가이드를 꺼냈다. 캐스팅 이용 가이드에 동봉된 체크리스트에 따라 차량 내외관, 작동, 주행, 침수차 여부를 훑어봤다. 전문가가 아닌 이상 봐도 알겠냐만은, 육안으로 봤을때 체크리스트와 불일치되는 부분은 발견되지 않았다.

사진=이진욱 기자
공식서비스센터서 40분간 차량 점검…"안살 이유가 없어요"
제조사 공식서비스센터에 도착해 차량을 입고시켰다. 정비사에게 "선생님, 본인이 사시는 차라고 생각하시고 제대로 봐주세요"라고 부탁했다. 차량 성능은 물론, 작동 여부 등 중고차 구매 전 필요한 점검을 모두 요청했다. 정비사는 각종 누유 및 하체를 점검했고, 진단기 스캔으로 세세하게 점검했다. 각종 소모품 상태부터 동력 계통까지 모두 들여다봤다.

40여분이 걸려 사고유무, 판금, 교환 부위까지 점검한 결과, 쏘카에서 제공한 정보와 모두 일치했다. 예열플러그 등 제조사 가이드 상 8만km 도래 시 교환해야 하는 일부 소모품에 대해 교체 권유를 받은 게 전부다.

정비사는 합격점을 줬다. 배터리, 타이어, 브레이크패드, 필터 등 대부분이 새것으로 교체됐고 정비가 아주 잘 된 차량이라고 평가했다. 원동기, 변속기, 동력, 조향, 제동, 전기 등도 모두 정상이고 상태가 양호하다고 했다. 정비사는 "영업용 차량이었지만 정비가 다 완료된 차량이다. 내외관도 렌터카였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깔끔하다"며 "게다가 더 싸다고 하지 않았나. 안 살 이유가 없다”라고 말했다.

모든 점검이 끝난 후 차량을 반납하기로 한 장소에 주차, 차량 키를 글로브 박스에 넣고 쏘카 앱을 통해 반납하기 절차를 진행했다. 반납이 아닌 차량을 구매한다면 구매하기를 택한 후 계약 및 구매 과정을 추가로 진행하면 된다.

사진= 이진욱 기자
중고차 본격 진출 고려중인 쏘카…자체 차량으로 시장 간보기?
쏘카는 운영 차량(약 1만2000대) 중 해마다 매각하는 수천대의 차량을 철저히 선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기자가 점검해 본 2017년식 투싼의 경우 수백대 중 운영·사고 이력을 분석해 고객에게 판매할 수 있는 차량만 엄선했다고 한다. 쏘카는 캐스팅 전 차량에 대해 A/S(사후관리서비스) 기간도 보장한다. 제조사 보증기간이 끝난 차량이라해도 1년간/2만km까지 무상 서비스를 제공한다. 제조사 보증기간이 남은 차량은 잔여 보증 기간 우선 소진 후 무상 서비스 대상이 된다.

이처럼 차량 상태와 서비스에 신경쓰는 배경은 쏘카의 다음 스텝과 맞물려 있다. 바로 중고차 시장 진출이다. 쏘카는 시장 진출에 앞서 자체 차량을 먼저 판매하면서 시장 상황을 파악중인 것으로 보인다. 쏘카 중고차 판매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타보기 등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개선점을 찾는다는 전략이다. 판매중인 쏘카 차량의 상태가 좋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사진=이진욱 기자


이진욱 기자 showg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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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발생 일평균, 2단계 땐 73.6명→최근 10일간은 91.5명
내일 거리두기 개편안 발표…촘촘한 방역대책 필요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이영성 기자 =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로 전환한 이후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발생 확진자가 다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거리두기 2단계에서 1단계로 전환된 10월 12일 이후 10일간은 일평규 확진자가 60.8명을 기록했지만 22일 이후 10일간 91.5명으로 급증했다.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된 후 시차를 두고 지역발생 확진자가 다시 늘고 있는 것이다.

방역당국은 오는 11월1일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 발표를 예정하고 있는 만큼 좀 더 촘촘한 방역 대책이 요구된다.

31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지역발생 확진자수는 127명, 이중 국내 지역발생 확진자 수는 96명이다.

전체 신규확진자 수는 4일연속 100명 선을 넘겼으며, 국내 지역발생 확진자 수도 나흘 연속 90~100명대를 나타냈다.

앞서 방역당국은 8월 수도권 지역 확산 이후 2달 가까이 유지해오던 거리두기 2단계를 지난 12일부터 1단계로 하향 조정했다. 완연한 감소세는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우하향 추세라고 평가했으며, 또 장기간 거리두기 강화로 민생·경제적 부담을 고려한 것이다.

방역당국이 거리두기를 2.5단계에서 2단계로 조정한 지난달 14일 이후 1단계 조정 직전인 지난 11일까지 28일간 국내 지역발생 일평균 확진자 수는 73.6명을 기록했다.

이후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된 12일부터 31일까지 20일간 일평균 확진자 수는 76.15명을 기록했다. 거리두기 1단계 조정 이후 지역발생 확진자가 언뜻 보기에는 큰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파워볼실시간

그러나 최근 10일간을 놓고 보면 사정은 다르다. 지난 22일부터 31일까지 10일간 국내 지역발생 일평균 확진자 수는 91.5명으로 100명 선에 가까웠다. 특히 지역발생 확진자는 1단계 완화되기 1주일 전인 9월29일 23명까지 감소했지만, 1단계 전환 11일 후인 지난 22일 100명선을 넘어선데 이어 23일엔 138명까지 치솟았다. 최근 6일간 5일간 90명 선을 넘었고, 최근 나흘간은 90~100명 선을 넘나들었다.

최근 2주간 국내 지역발생 추이는 지난 18일부터 31일까지 '71→50→41→57→104→138→66→50→94→72→96→106→93→96명'을 기록했다.

더 큰 문제는 최근의 확산 상황이 우리 일상을 파고들고 있다는 점이다.

전국의 주요 집단감염지는 Δ강남구 헬스장 Δ동대문 요양시설 Δ은평구 방문교사 관련 Δ강남구 럭키사우나 Δ구로구 일가족 Δ송파구 잠언의료기 Δ강남/서초 지인모임 Δ포천 추산초등학교 Δ성남 분당중 Δ용인 동문 골프모임 Δ여주 장애인복지시설 Δ남양주 행복해요양원 Δ경기 광주 SRC재활병원 Δ원주 일가족 Δ대구예수중심교회 Δ강남 CJ텔레닉스 콜센터 등이다.

요양원·병원 등 집단 시설뿐만 아니라 지인·가족 모임, 초등학교, 사우나, 방문교사, 골프모임, 헬스장 교회 등 일상 생활과 밀접한 곳으로 다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방역당국은 오는 11월1일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기존 거리두기 3단계를 세분화하고 개별 지역, 고위험군 중심의 정밀방역을 시행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사회적 피로도는 최소화하면서도 확진자 증가시 세밀한 대응을 해나간다는 것이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30일 정례브리핑에서 "전국의 거리두기 1단계 조정 후 국민들의 사회·경제적 활동이 재개되면서 이동량 지표도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며 "지금은 코로나19 추적과 억제 사황에 비해 감염전파 속도가 약간 더 빠른 상황이다. 언제 어디서든 유행이 다시 번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국민들께서 일상과 경제활동을 보장받고 지속 가능한 방역을 위해서는 그만큼 생활방역에 힘써주셔야 한다"며 "사람이 많이 밀집하거나 밀폐된 공간의 출입은 자제해주시고, 침방울이 발생하는 활동 기회는 더 유의해달라"고 덧붙였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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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하고 확실한 실천]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도전'을 사려깊게 이해해준 치킨집 사장님

코로나19로 전에 없던 순간을 매일 마주하고 있습니다. 나를 둘러싼 세계를 통제할 수 없다고 느끼는 요즘, 우리는 무엇을 해야할까요? 거대한 기후 위기와 예측할 수 없는 전염병 앞에서, 그저 무력하게 손 놓고 있어야 할까요? 그럴 순 없죠! 우리가 살아갈 지구를 위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을 찾아나서려고 합니다. 시민기자가 되어 같이 참여해 주세요. <편집자말>

[양지선 기자]

"언니, 그런다고 아무것도 안 달라져."

말이 끝나는 순간, 그 애는 일회용 빨대를 2개 집어 들었다. 그러더니 자기 콜라 컵에 냅다 꽂았다. 나 하나쯤 빨대 안 써봐야 소용없다는 뜻이었다.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음료를 쪽쪽 빨아 마시던 그 애.

벌써 6년 전 일인데도 가끔 얼굴이 떠오른다. 어딘가에서 채식주의자임을 밝힐 때나 일회용품을 거절할 때 말이다. 제로웨이스트가 유행하는 시대가 왔지만, 나는 아직도 몸을 숨긴 채로 환경을 생각한다.

바디워시를 비누로 바꿨고, 열매 수세미로 설거지도 해봤다. 그런데도 아직 시도조차 못 한 일이 있으니 바로 '스댕볼'(스테인리스볼)에 치킨 받기였다. 포장 용기를 가져가야 했는데 집 주변에 그만큼 가까운 치킨집이 없었다.

'스댕볼 치킨'은 해방이었다

그래서일까. 낙성대에 있는 한 치킨집을 발견했을 때 '스댕볼'부터 떠올랐다. 저기 정도면 치킨 받아올 수 있겠다. 기쁨도 잠시, 망설임이 제법 길었다. 이 집 치킨 정말 맛있는데. 거절당하면 다시 못 올 수도 있는데.

말이라도 꺼내 보기로 했다. 지금 아니면 못할 것 같았다. 맘먹고 '스댕볼'을 꺼내든 날, 부엌 찬장 앞에서부터 들떴다. 드디어 소원을 이루겠구나. 마음과는 달리 가게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식은땀이 났다. 스댕볼을 등 뒤로 숨겼다. 태연한 척 주문을 했다. "후라이드 반 양념 반 주세요."

머릿속이 하얘졌다. 동네 가겐데, 지나가면서 얼굴이라도 마주치면... '스댕볼 걔 지나간다'라고 생각하실까? 띠디디딕! 띠디디딕! 타이머가 울렸다. 아주머니가 치킨을 건져 올려 포장 상자로 가져갔다. "잠시만요! 여기에 담아주세요!"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며 '스댕볼'을 들이밀었다. 아주머니는 멈칫하시더니, 곧 웃음을 터뜨렸다.


▲ 양념 묻은 치킨 박스를 쓰레기봉투에 억지로 구겨 넣는 걸 제일 싫어하던 내게 해방이 찾아왔다.
ⓒ 양지선


치킨집 아주머니, 아저씨는 날 '재밌는 손님'으로 생각하셨다고 했다.

"우리는 처음에 그 그릇, 우리 아저씨랑 얼마나 웃었는지 몰라. 너무 귀여운 거야. 우리 아저씨가 그랬잖아. 박스에 싸가야지. (아저씨는) 박스에 싸주는 걸 좋아하거든."

아줌마는 내 편을 드셨다.

"저 아가씨는 그렇게 가져가는 게 편한 거야. 박스도 쓰레기고 그런데."

이 사실을 알 리가 없었던 그때의 나는, 졸지에 소원을 이뤄 신이 났다. 집까지 뛰어갔다. 얼른 '스댕볼' 치킨을 입에 넣어보고 싶었다.
'스댕볼' 치킨은 먹을 때도, 버릴 때도 너무 편리했다. 쓰레기는 닭 뼈뿐이었고, 스댕볼만 설거지하면 부엌이 깔끔해졌다. 치킨이 남아도 스댕볼 위만 잘 덮으면 괜찮았다. 양념 묻은 치킨 박스를 쓰레기봉투에 억지로 구겨 넣는 걸 제일 싫어하던 내게 해방이 찾아왔다. 이 생활에 익숙해지니 다른 집 치킨은 귀찮아서 먹을 수가 없었다.

오로지 장점뿐인데도 고민은 계속됐다. 한두 번은 괜찮을 수 있다. 계속 그렇게 받아 가면 싫어하실지도 모른다. 결국, 집 가는 길 빈손으로 치킨 가게에 들렀다. 방문이 뜸했는데도 아주머니가 나를 바로 알아보셨다. "오랜만이네. 오늘은 어디 갔다 오는 길이구나?" 내 손을 살피더니 하시는 말.

치킨 배달을 시켰으면 절대 몰랐을 일


▲ 치킨집 천장 아래 놓인 TV
ⓒ 양지선

"여기 앉아." 아저씨가 따뜻한 자리를 내어주셨다. 나는 백팩을 맨 채로 앉았다. TV에 웬 개구리가 나오고 있었다. "저 프로그램 이름 뭐예요?" 아저씨가 눈을 찡그리더니 프로그램명을 읽어주셨다. "파, 타, 파타고니아." 아주머니가 옆에서 말을 보태셨다. "우리는 다큐 좋아해. 이런 거 잘 봐."

여태까지 나온 다큐멘터리는 다 봤다고 하셨다. 목소리에서 취향을 일관되게 지켜온 사람의 자부심이 묻어났다. 지난번에는 야구였는데, 이번에는 동물 다큐멘터리다. 방문할 때마다 아저씨, 아주머니의 TV 채널 취향을 알게 된다. 아주머니는 지난번 다큐멘터리가 재밌었다며 얘기를 꺼내셨다.

"쩌번에는 치타 사만다 이야기를 봤는데. 내가 사만다한테 너무 감정 이입해서 운 거야. 너무 불쌍하더라고. 정글에서 혼자 새끼를 3마리 키우는데."

마침 아주머니 아들딸도 세 명이다.

"처음에 애기 낳았을 때는 다 죽어버린 거야. 새끼를 숨겨놓고 사냥을 나갔어야 하는데, 처음 낳은 거라 그걸 모르고. 그래서 하이에나들이 새끼를 다 잡아먹었는데."

동시에 닭튀김 상태를 살피는 아주머니. 집게를 내려놓고 몸을 돌린다.

"하이에나들은 너무 나빠. 걔네는 자기가 사냥 안 하고 그렇게 남의 새끼 훔쳐먹고. 뭐 그런 애들이 다 있어?"

사만다가 새끼를 뺏긴 이야기는 슬펐지만, 이야기를 듣는 내내 웃었다. 이유는 사만다 대신 열심히 화를 낸 아주머니가 너무 귀여웠기 때문이다. "사자도 하이에나를 싫어한대."

나는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사자 옆집 이웃처럼 얘기하시네요." "아니, 다큐멘터리 봤으니까." 옆에서 아저씨가 거들었다. 아저씨는 충청도 사람이다. "하이에나가, 턱이 단단해서, 한번 물면 놔-주지를 않는대. 그래서, 사-자도, 하이에나가 무리 지어 있으면, 사-냥을 못 한다 그러더라고."

아저씨는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그렇잖아. 괜히 쫓아내려고 했다가 물리는 것보단, 그냥 먹이 내주는 게 낫-잖아. 상처라도 나면 어떡해. 드-러워서 피하는 거지." 아저씨가 아주머니를 보며 웃었다. 아주머니는 말했다.

"사자 무리 근처에는 꼭 하이에나 무리가 있대. 자기들이 사냥은 안 하고 그렇게 남이 먹다 남은 고기를 먹는 거야. 어휴. 난 너무 싫어. 사람이 그런다고 생각해봐."

"다음에는 저번처럼 빈 그릇 갖고 와"


▲ 치킨이 남아도 스댕볼 위만 잘 덮으면 괜찮았다.
ⓒ 양지선

평소 식당에 TV가 있어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손님들을 위한 용도라고 생각했다. 이 치킨집 TV는 가게에서 제일 높은 곳에 있다. 2평 남짓한 가게에서 아주머니와 아저씨는 저 작은 TV에 의지해 세상 얘기를 듣고 있다.

그렇게 꼭꼭 소화한 이야기를 내가 다시 전해 듣는다. 두 분 말을 듣고 나니, 다음번에 다른 가게를 들르면 사장님들이 어떤 채널을 보는지 살피게 될 것 같았다. 가게에 들어오는 순간 아주머니가 내 손을 살폈던 것처럼.

배달비를 추가해야 하는 곳은 있어도, 배달 안 되는 곳은 없을 정도로 편리한 세상이다. 그런데도 나는 어플보단 가게로 직접 방문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그러면 이렇게 스댕볼에 치킨을 받을 수도 있고. 주인아주머니, 아저씨와 소소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돈 뒤에 사람이 있음을 몸과 마음에 새길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에 양념 먹을 때는 저번처럼 빈 그릇 갖고 와."

카드를 지갑에 넣다 고개를 들었다. 아주머니는 양손으로 열심히 '스댕볼'을 표현하고 있었다. 아주머니와 시선이 마주쳤다. 6년 전 그 애의 얼굴이, 치킨집에 빈손으로 오기까지 망설였던 시간이 순식간에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이런저런 문장이 입안을 맴돌았지만, 말이 안 나왔다. 할 수 있는 대답이 하나뿐이었다.동행복권파워볼

"네, 그럴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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